조커는 과연 '악당'일까요?



이번에 나온 '조커'영화는 관련 프랜차이즈로 나오는 배트맨, 슈퍼맨 영화나 여타 다른 히어로, 안티히어로 영화 대비 내용구성과 심리 묘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더군요. 특히 조커라는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해진 흐름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나에 대해 매우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조커'라는 인물은, 고담사회 자체의 부정적인 분위기가 뭉쳐진 인과에 의해 나타난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매우 불우하고 가난한 데다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어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도 못하는 존재로서, 사회에서 거의 완전히 부정적인 영향만 받은 존재이니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히어로물의 영웅이나 악역은 스테레오타입의 인물이 대부분이지만, 조커의 탄생이나 성격 묘사의 경우에는 그런 일반적 스테레오타입을 넘어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더군요.

출생부터 토머스 웨인의 사생아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복선을 제시하면서도 (관객 입장에서다시 한번 재고할 수 있게 하는 내용들)아동 학대나 조커의 정신과 기록 등 부정하는 증거들 또한 여러 방면에서 제시되고 있고. 조커가 광대사무소에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는 곳에서도, 사실은 그게 정당한 조치였고 조커는 원래 광기에 미쳐 있는 캐릭터라는 걸 암시하는 장치들이 있더군요.

그는 마음 속으로는 언젠가 부당한 대우를 하는 자들에게 복수하고 분노를 발산하겠다는 잠재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에 불법 권총을 향시 휴대했는데요. 아동 병실에서 권총을 드러냈다는 것에서, 언젠가는 큰 화를 불러일으킬 경향성이 미리부터 내재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또한 이러한 화의 인과원인은 크게는 사생아를 낳고 버린 토머스 웨인과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이 원인이기에, 결국 그들에게 화가 돌아갈 것이라는 인과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고담시는 불타고 토머스 웨인은 죽고 말지요.


조커가 보이는 행동 중에 특히 유의할 만한 사안은... 조커는 심지어 부정적인 감정조차 정신병으로 인해 표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타인의 인정을 받기 아주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고.. 분노가 다시 타인의 공격을 낳고 이로인해 다시 분노가 또 쌓이는 운명의 흐름을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잠재성향에 고담시 시민들의 분노와 광기라는 조건이 딱 하고 맞아떨어지자 정해진 흐름에 의해 악당이 되었고, 고담시 시민들과 토머스 웨인의 업을 그대로 되갚아주는 자가 되더군요. 어찌보면 이 모든 과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인과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여졌고, 조커는 악당이라기보다는 인과의 흐름에 따른 현상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관점에서 볼 때 '오로지 선'만을 행하기에, 인과에 의해 뒤틀린 광대 조커의 눈에는 그것이 합당하다고 여겨졌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그림자 속의 광대로서 토머스 웨인과 고담 시민들의 악업과 위선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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