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대교의 역사에 대한 요약.

페르시아 시대 이전에는 유대교라는 게 조직화된 종교라기보다는 구전 계시에 의존하는 고대 종교의 형태를 가졌었는데요. 이게 페르시아 시대에 들어서 느헤미야가 총독의 권한으로서 유대교와 성전 복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조직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군요.

I - 페르시아기 유대교
페르시아 건국왕인 키루스 1세 - 다리우스 1세의 치세에 이르는 약 23년간의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바빌로니아 유수로 인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고향으로 구환할 수 있었으며, 이 기간동안 이들 귀환 유대인들에 의해 성전 재건과 유대교의 변혁이 일어났다고 하네요.

페르시아 시기에 유대교가 복구되는 과정은 제사장 계급에 의해 주도되었는데요.
기존과는 다르게 정치적으로는 페르시아에 예속된 상태였기에, 국가나 정치적 지도자가 아닌 종교를 중심으로 사회적 변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제사장을 보조하였을 뿐인 레위 계급의 역할이 확장되었고. 이들은 종교 중심의 사회 체제에서 서기관과 하급 관료로서 실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존과는 달리 유대인 고유의 국가와 정부 체제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기에 종교 조직이 행정 기구로서의 역할도 떠 맡아야만 하였고. 결국 제사장을 정점으로 한 관료제를 이룰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보이더군요.
이러한 관료제의 결과 구전 계시와 제사 중심이던 기존의 유대교 또한 조직화된 종교이자 삶을 규율하는 조직으로서 교리와 도덕규범을 변화, 확장하였고,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토라가 됩니다.
또한 이러한 조직화의 결과 신비로운 예언가의 계시를 듣는 것보다는 기존의 예언을 해석하고 교리를 확정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게 되었으며, 기존의 예언자(선지자)중심에서 관료적인 제사장 중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와 같은 제사장을 중심으로 한 신정정치는 야훼의 이상적인 신정통치의 형태를 현실적인 요건에 맞춰 최대한 구현하고자 한 결과물이나, 그 결과물로서 직접적인 계시나 영감보다는 인간 관료 중심의 조직화로 나아가게 된 것 같더군요.


II - 헬레니즘기 유대교
시대가 흘러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멸망시키고 난 뒤에 생겨난 헬레니즘기에는 각 지역간의 문화와 경제 교류가 활발하던 시기라 유대교도 이러한 문화의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구체적으로는 그리스 철학에서 유래되는 철학적인 사유 체계가 유대교에도 스며들게 되었고, 당대 유대사회에서 엘리트 계급이던 제사장 계급은 그리스식의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식으로 변해갔지요.

당대에 헬레니즘을 추종하던 유대 귀족들과 특권 제사장 계층에 의해 일종의 문화 변혁/ 발전 정책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흐름은 결국 종교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유대교는 과거의 배타성과 철저한 유일신론에서 벗어나 보편신 개념으로서 제우스와 그리스 종교 체계를 수용하게 되었고. 제의와 교리들도 상당부분 그리스 종교를 따라가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보수파들의 반대를 얻게 되었고
신성한 종교의 근본적인 교리들조차 헬레니즘을 추종하는 중앙 지배층이 이방인을 따라 엉망으로 만드는 걸 보고 분노한 민중과 지방 토착 유대인 세력에 의해 반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그 과정에서 지방의 제사장 가문 출신이던 마카베오가 신정국가의 왕이 되었고, 새로이 떠오르는 강대국인 로마의 동맹국이 되어 독립을 이룩하게 되었지요.

이때 마카베오에 의해 건립된 하스몬 왕조 하의 유대 왕국은 기존의 종교-관료체제를 정치의 영역에까지 확장한 것이었으며, 이와같은 종교기반의 사회 지배 체제는 하스몬 왕조의 멸망 이후 로마의 속령이 되어서까지도 일부 지속되어 유대인들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게 됩니다.(신약성서에 이 부분이 아주 잘 드러나 있지요.)

당시에 이러한 유대교의 변화가 잘 나타나있는 부분이 바로 '전도서'인데요.
일반적으로는 솔로몬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3세기경 유대-헬라 지식인이 저술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전도서의 구조는 기존에 쓰여졌던 유대교 경전이나 구전들처럼 절대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이나 선(빛)의 승리, 노동의 결실 등 단순 도덕률을 따른 직선적인 구조가 아니고. 인생은 헛되며 악인이 선인보다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고 하는 등 세상에 대한 입체적인 고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시대적 흐름상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론된다고 하더군요.
여담이지만 '전도서'는 10년 전 즈음 초등학교 시절에 저에게 영성에 대한 개념과 생각을 처음으로 불어넣어주었던 책이라, 전도서 구절들을 보니 왠지 반갑더군요.ㅎㅎ

III - 로마시대 유대교
유대 왕국의 멸망 이후 로마 치하에서도 유대교는 사회를 지도하는 종교-관료 집단으로서의 특성이 유지되나, 이방인(로마)의 정치적 지배가 이어짐에 따라 성서에도 나오는 것과 같이 이방인을 무찌르고 온전한 유대인의 나라가 임하기를 바라는 묵시록이나 예언 등이 널리 퍼져나가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하여 유대인들이 로마 제국 각지로 퍼져나갔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디아스포라 문학(이산문학)또한 발전하게 되지요.

한편 이 시기에 예수가 등장하여 활동하였고
그의 뒤를 이어 제자들이 로마 각지에서 기독교 조직을 구성하였는데요. 기존 유대교에 기반한 신흥 종교이던 기독교는 그 논리와 교리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기존 유대교를 믿고 있던 유대인들에게는 퍼져나가지 못하였고, 비 유대인들을 위한 종교로서 점차 융성해져 갔는데요.
아마도 그 이유는 기독교가 가진 이방인에 대한 수용성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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