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관하여



이혼과 관련된 법률적 관점에는 크게 2가지... 유책주의와 파탄주의가 있습니다.

유책주의란 결혼생활 유지에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해 이혼청구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부정을 행한 사람의 이혼 권리를 제약하는 것입니다.
단지 이 경우에 상대방에게 파탄사유가 반드시 있어야만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자에게 파탄사유가 없어야 함을 의미하지요.

반면에 파탄주의(결혼무책주의)란 결혼 구성원 각각의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결혼생활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서구 선진국가에서는 대부분 파탄주의를 채택하여 결혼생활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양측에 가시적인 잘못이 없더라도 이혼소송을 거는 게 가능하다고 하네요.
파탄주의의 시초는 스위스 민법으로, 1907년에 '혼인 공동생활이 지속되기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관계의 심각한 파탄이 생긴 때'를 전제로 이혼을 인정한 것이 그 시초격 조항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유책주의와 같은 관념을 채택한 국가들은 도덕주의와 전통적 가치에 가중치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실리보다는 도덕적 가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고루한 관념을 법치체계에 반영하여 이러한 행태를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법률가들이나 변호사들 중에서 도덕이나 성관념 따위가 법익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런 자들이 자신들의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기 쉽게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유책주의라고 볼 수 있어요.
다만 한국의 경우에는 협의이혼 등 보완적인 입법이 일부 이루어져 있음을 감안해야 하긴 하겠지요.


반면에 파탄주의의 경우에는 실리적인 결혼관을 가진 서구 국가군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는데요. 단지 이러한 이혼 신청을 무제한으로 허용할 경우 사회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별거 기간이나 자녀의 유무 등을 따져 이혼심사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양쪽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이슬람 극단주의 국가의 샤리아 법률 체계 같은 것도 있는데요.
이러한 것은 대개 전근대적인 계급이나 성차별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근대적인 법치 체계로 볼 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는 다룰 필요가 없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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