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 개론 I

마법이나 오컬트 쪽의 이야기들을 보다 보면 리추얼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함을 볼 수가 있는데요.
과연 리추얼이란 무엇일까요? 그저 오컬트 서적이나 마녀들이 말하는 것처럼 원을 그리고 촛불과 향을 피우는 것에 불과할까요? 아니면 오늘날에는 대부분 미신으로 생각되는 신비로운 종교들의 비밀 제의를 뜻하는 말일까요?


정답은 둘 다(혹은 비슷한 그 어떤 진술도) 아니구요.
오컬티스트들이 생각하는 협소한 개념과는 다르게, 리추얼이라는 건 매우 광범위한 것을 다루고 있으며, 여러분이 어떠한 마법이나 주술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향시적(constantly)으로 그 영향하에 있습니다.
애초에 인간 문명은 리추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 정도에요.

그러면 리추얼이란 무엇이냐고 물어보실 법도 한데...
정답은 나 자신의 의식을 변화시키거나, 이를 이용하여 다른 인간과 세계에 투사하여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마법이나 오컬트 의식도 이 안에 포함되나 현재로서는 극히 미미한 지분만을 가지고 있어요.

리추얼을 구축하는 방법은 다양하나
기본적으로는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세계를 개변하거나 '믿음'을 주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위나 절차들을 이야기하며,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이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이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놀라운 것으로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현대 국가와 사회 시스템, 여타의 기업 조직, 종교 등 인간 사회에서 실체로 생각되는 것들은 사실 리추얼에 기반을 두고 있는 허상이며, 복수의 인간들에게 이러한 현상에 대한 '믿음'을 부여함으로서 세계에 실체로 드러난 현상들입니다.

오늘날 이 나라에서 대표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리추얼 행사는 골방에서 이름도 알지 못할 오컬티스트들이나 숲 속의 마녀들이 벌이는 제의가 아니라... 사실 '보통선거'인데요.
'보통선거'를 통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국가 지도자 자리에 앉힌다고 하고.....(사실 국가 지도자라는 것도 허상의 개념이죠)
'찍었다'니 '지지했다'니 '민주시민'의로서의 '권리'를 행사했다니 하는 의식들을 불어넣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율성을 가지고 의사를 지닌 '국가'라는 가상의 엘리멘터리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과정을 수행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종교'의 경우에도 정확히 리추얼적인 기반 위에서 운용되고 있는데요.
나름의 의식과 관념을 형성시키는 리추얼을 통해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공통적인 '믿음'을 형성시켜 유지하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것들을 이용하여 세상에서 여러 다양한 현상들을 일으키고 있지요.

여러 종교 제의들과 행사들은 신이나 고급령들을 섬긴다고 하나...
실제로는 그 반대로서, 신이나 고급 정령, 천사와 같은 관념들과 믿음들을 인간의 머리에 주입시키고 이를 이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개변하는 매커니즘으로서 작용을 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개변하는 트리거로 작용하여 종교적인 신이나 천사 같은 독자적인 영체들을 영계에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국가' 관련 리추얼과는 다르게 종교적인 리추얼은 간혹 가다 '기적'이라고 불리는 오컬트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혹자는 이러한 현상들이 세계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자 그들이 믿는 기적적인 '신'의 개입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그저 세계의 법칙을 따르고 있는 현상일 뿐이며, 비의적인 지식이기는 해도 리추얼 이론 하에서 관찰되는 '알려진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국가와 관련된 의식들은 초상세계를 타깃으로 하진 않고, 인간들의 개아적 정신세계 안에서 작용하기만 해도 '국가의 실체'를 구축할 수 있기에  오컬트적인 현상들은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러나 종교적인 의식들은 신이나 천사, 영혼 등에 대한 믿음과 리추얼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리추얼들이 정확한 매커니즘에 의해 수행 될 경우 '세계'에 대한 개변력과 개입력을 발휘하여 초자연적인(오컬트적인)치료, 퇴마, 강신(초혼술), 이적의 증표 등의 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지요.

리추얼이 단순히 인간의 정신과 믿음만 개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리추얼에 영향을 받은 영혼들이 세계에 방출하는 에너지와 파장 등으로 인해 세계 그 자체가 개변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며, 여러 오컬트 의식들도 정확히 이 원리 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추얼'이 인간의 정신세계와 관념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질 경우 가깝게는 '마케팅'에서 멀게는 '세뇌'나 '사회공학' 등등의 영역에 속하게 되며, 세계의 개변과 오컬트 현상을 일으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지면 '마법(magick)'이 됩니다.

어쩌면 현대의 정치가들과 마케팅 관련 전문가들, 그 외에 조직을 조직하고 관념들을 불어넣으면서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마법사나 마녀와 마찬가지로 의식을 집행하고 효과를 일으키는 리추얼리스트(ritualist)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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