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회사와 프랑스 왕정 도산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존 로는 1717년에 미시시피 강의 개발권을 사들이고, 이를 식민화할 '미시시피 계획'이라는 것을 수립한 뒤 개발 회사를 설립하게 됩니다. 이 회사를 미시시피 회사라고 불렀는데요.

실상 미시시피 강 유역에는 그렇게 돈이 될 만한 게 없었고 개발 가치가 그리 높지 않은 땅이었으나, 존 로는 개발 가능성에 대한 과장광고와 식민지 금광발견 소문을 퍼트려서 회사의 가치를 뻥튀기합니다. 특히 존 로는 당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였으므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기가 너무나 쉬었겠지요.
여기에 혹한 프랑스의 앙시엥 레짐 귀족들과 지주들이 '새로운 기회'에 뛰어들고자 너도나도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500리브르짜리 주식이 1년만에 1만 리브르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719년 5월에서 1720년 11월 간의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가격 변동을 보여주는데요.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0배나 상승하였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1년동안 가파르게 상승하였으나, 반면에 떨어질 때는 오르는 것보다 더 빨리 떨어졌는데요.
미시시피에는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프랑스 왕자가 남들 몰래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소문이 돌면서 순식간에 내려앉아 버렸지요.

문젠 이렇게 끝났다면 단순히 투기시장에 한번 불은 해프닝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프랑스 정부와 국가은행 또한 이러한 투기 흐름에 편승하여 국채를 발행하여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게 문제였어요.
사실상 국채를 이용해 주식가치를 유지시켜 왔던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폭락에 따른 후폭풍은 어마어마했고, 프랑스 정부는 결국 국가 1년 예산의 13배에 해당하는 16억 리브르의 부채를 떠앉게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1년 국가예산은 1억 3천 리브르였습니다.)

이 이후로 프랑스 정부의 신용은 극도로 하락하였고
루이 15세와 프랑스 정부는 더이상 금융시장에서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게 되고 말았지요.

한번 이렇게 진 빚은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렸구...
결국 루이 16세의 즉위 시점에선 국가 세수입의 절반이 이자 소득으로 지출되는 상황이 되어, 이자 지급으로 인한 재정 부족 -> 추가적인 세율 증대와 국채 증가 -> 이자와 사보타지로 인한 비용 증대라는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빠져버리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혁명으로 멸망당하는 건 어찌보면 루이 16세의 즉위 이전부터 필연에 가까운 것이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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