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제가 지인에게서 받은 펌글인데요.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잘못된 분석을 하고 있기에,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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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센은 it를 버려야한다
IT 산업은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까요? 즉, 어떻게 돈을 벌까요? 크게 다섯 가지 분류로 나뉩니다.
1. 정보망에 접속하는 기기, 정보를 가공하는 기기 등을 판다.
- 휴대폰이나 컴퓨터, 카메라, 스캐너, e book reader 등이 있지요.
2. 그 기기를 만들기 위한 기기나 주요 부품을 판다.
- 반도체, 반도체 가공기기, 전선, PCB, 금형 등이 있지요.
3. 그 기기가 정보에 잘 접근하거나 그것을 잘 가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판다.
- 공인인증서, 유료 앱, 한글, PPT, 엑셀, Visual studio, matlab 등이 있지요.
인강, 회원제 사이트 등도 이에 해당합니다.
4. 이런 전체 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시스템이나 시스템 망을 판다.
- SK C&C, 인프라웨어, KT, LGT, SKT, 개나로 등이 있지요.
5. 거기에 광고를 한다.
- 네이버, 다음, 좌이트, 제일기획 등이 있지요.
IT의 문제
먼저 1,2는 겉보기에는 첨단산업처럼 보이고 IT와 연관이 있어보일지 모르나 이것은 그냥 노동집약산업입니다. 값싼 노동력을 많이 투입할 수만 있으면 개나소나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잘 나가고 있는 것은 불과 1만 제곱킬로도 안 되는 서울경기에 2천3백만이 살고 있기 때문이고, 그 중에 230만명쯤은 미분이 가능하고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사람이니까, 사실은 굉장히 고급 노동을 하는 인재를 고작 연에 5천만원정도 주고 부릴 수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인도가 개도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산업부터 밀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인도의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권이 발달했기 때문일 뿐입니다. 중국도 인구가 많지만 경기도만큼 좁은 지역에 2천만이 넘는 인구가 살며 그 중에 10%가 미분가능한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IT가 발달한 모든 산업지역은 인구밀도가 매우 좁은 지역에 한해 아주 높게 몰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 등이 있지요. 러시아는 좀 아닌 것 같아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러시아 전체에서 우리나라 크기 만한 곳에 1억명이 살고 나머지 황무지에 뿔뿔이 흩어져서 삽니다. -_- 그리고 말레이시아, 터키,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극히 좁은 한편 인구가 많은 국가들도 모두 IT 를 밀고 있습니다.
여기서 3은 프로그램을 아무도 사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고,
4는 '법'과 관련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내수시장 이외로는 진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겠죠.
우리나라 IT 어쩌고 세계순위가 최근들어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은 4와 관련하여 규모의 문제입니다. 인구가 5천만밖에 되지 않으니까 미국이나 중국같이 인구가 많은 국가가 인터넷을 10%만 써도 우리나라는 따라잡히게 되지요. 아이슬란드 등지의 순위도 높은 편입니다만, 아이슬란드라는 국가는 인구가 30만밖에 되지 않으므로 나라가 정보화 된 것이 아니라 사실 도시 하나가 정보화 되었다고 보는 편이 더 낫죠. 어찌되었건 순위가 뒤로 밀리고 있는건 우리나라 IT기반이 막장이 되고 있어서라기보다는 규모에서 딸리니까 별 수 없죠. 한메일은 구글도 아마존도 되지 못했으니까요.
IT를 왜 버려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왜 IT를 버려야 하는가? 간단합니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죠.
삼성에서 일년에 20조 가까운 이득이 나는데 무슨소리냐? .... 하면.
삼성만 이득을 낸다는게 문제겠죠. 휴대폰을 만드는 모든 회사가 이득을 봐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직 삼성만 이득을 내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포화상태거나 수요보다 공급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삼성이 가격을 후리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 경우는 반드시 가격이 내리게 되죠. 만약 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부품이 항상 모자랄테므로, 삼성이 대기업이라지만 지랄을 하면 싸닥션을 날리면 되는데 그게 안 되는 상황이라 이겁니다. 시장이 과공급 상태여서 삼성이 부품을 사 주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수도 있으므로 가격후리기를 당한다 이 말씀이죠. 일단 삼성의 짓거리는 개새끼임에 틀림이 없는데, 다만, 경제학의 시각으로 봐서는, 삼성만한 기업이 또하나 생겨나서 삼성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있다면 그 놈도 여전히 그런 짓거리를 하리라는 건 확실하니까 단순히 선악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과공급의 원인
그렇다면, 도대체 왜 과공급이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정보의 가치를 과신하였기 때문입니다. 정보만 있으면 마치 유토피아가 될 것 같은 환상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있고, 휴대폰과 인터넷을 10년쯤 쓰지 말라고 하면 감옥에라도 가둔듯 한 느낌을 받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휴대폰과 인터넷에 지난 10년간 천 만원이 넘는 돈을 들인 것도 사실이죠. 그럼 그것으로 천 만원에 해당하는 효용을 얻었느냐? 그건 각자 알아서 생각해 보시면 되겠고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기들이 필요한 이유는 그 기기 없이는 우리가 처리할 수 없는 정보나 신호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게 필요한 이유는 세상이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예를들어, 세상이 별로 복잡하지도 않고 빠른 반응을 요구하지도 않는 1960년대라면 휴대폰이 개발되었어도 그냥 묻혔을 것입니다. 그런게 필요한 이유는 오직 경제의 복잡성과 적시성의 가치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복잡성과 적시성의 가치는 발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휴자원들이 유한하므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즉, 총 파이의 크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고, 시장의 최종적인 크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거시경제학에서 이를 한계국민소득이라고 합니다. 여기 공돌이 분들이 많으니 정상상태(stady state)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입력신호가 유한할 때 출력신호는 과도상태를 거쳐 그를 추종하게 되고 시정수에 따라 응답이 나오게 되지만 어쨌든 수렴하게 되지요.
무가치한 정보산업
그래서 사람들은 정보에 돈을 들이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우리는 지하철 노선도나 버스시간을 알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어느 누군가는 돈을 지불합니다만(광고주) 우리가 직접 지불하는 것은 아니죠. 사실 정확히 말하면 이 돈은 우리가 지불하는게 맞기는 한데 미시적으로 매우 복잡하므로 그것은 집어치우고, 다만 문제는 사람들이 정보에 비용을 지불하기를 거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IT기반들이 활성화 될 만큼 복잡하고 잘난 세상이 아니었던 것이 문제죠. 따지고보면 슈퍼마켓 계산기부터 전자공학의 집합체(장난이 아니고 진짜입니다. 이거 할려면 7segment LED에 전가산기 논리회로를 써야 합니다. 박사급 연구진이 필요합니다.)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슈퍼마켓 주인은 그 계산기가 만원이고 슈퍼컴퓨터가 10만원이라면 결코 슈퍼컴퓨터를 사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는 기술이 수요를 결정하지 못하고 오직 가격대비 효용이 수요를 결정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당신이 입고 있는 옷,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니터, 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 그리고 그 전선에 달린 스위치까지 모두 기술의 집합체이긴 합니다만 그것에 대해 20%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 매우 좋은 것을 살 수 있다 한들 우리는 주머니를 열지 않습니다. 기술은 생산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생산품이 팔리는 데 있어서 효용의 일부만을 차지합니다. 기술이 병신이어도 다른 부문에서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것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예를들어,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은 베 짜는 기술이나 디자인 기술의 결정체가 아니라 다만 연예인이나 친구나 본인이 보았을 때 좋은 디자인이나 상표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술만이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지배하는 시장이 기술이 지배하는 시장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IT를 버려야 합니다. 네스퀵이 LG보다 많이 팔리고 질레트 면도기가 현대중공업보다 장사가 잘 되는 이 시점에 우리는 그놈의 기술만 쪽쪽 빨며 미분가능한 인재만 대기업 가서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그렇지 못하면 중소기업가서 등이나 처먹히는 세상을 용인하지 않고 싶다면 산업구조 전체를 바꾸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송곳 끝에 두 발로 서 있는' 잘난 첨단산업을 계속해서 밀면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성장률이 계속해서 저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지하에 계신 케인즈가 무덤을 박차고 나와 저의 죽빵을 날릴 기세입니다만 어찌되었건 한국식 경제가 조루가 되고 싶지 않다면 이제는 우리의 노선을 걸어야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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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의 논조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유는....
한국이 첨단산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것말고는 할 게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걸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언론이나 여론에서 첨단산업이 대단하네 하지만, 사실 고급산업중에 제일 진입장벽이 낮고 쉬운 게 소위 '첨단산업'들입니다.
막말로 돈과 적당한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을 머릿수 모아서 동원하면, 누구나 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판이거든요.
세계의 경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는 '리스크나 난이도가 높으면 수익도 높다'라는 명제 위에서 성립되어 있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이건 개인의 차원뿐만이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의 차원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지요.
세계의 경제 시스템은...
1. 로우 코스트 로우 수익의 저급 1, 2 ,3차 산업이 있고
2.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 수익이 높지만 리스크도 큰 첨단산업이 있고
3. 신뢰와 브랜드가치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금융이나 명품 산업,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군이 있습니다.
문젠 한국의 경우 3. 번은 죽었다 깨어나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국가 가치가 높은 것도 아니고 문화적으로는 완전한 변방이며(자랑스런 한민족 망상을 지껄이는 분도 있겠지만, 조선땅을 조금만 벗어나면 거의 아무도 모르거나 찐따 취급받는다는걸 알게 될 것입니다.), 홍콩과 같은 신뢰성과 자유상업도시로서의 시스템을 가진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브랜드가치나 신뢰향상을 위해 지금부터 노력한다 한들 이런 역량은 쉽게 확보하기 어려우며, 대개 수백년 정도 걸쳐서 쌓아온 것인 경우가 많죠. 3번 산업군의 진입 장벽은 굉장히 높으며, 한국 대비 10배의 경제력과 10배의 저임금 고급 인력을 가진 중국도 3번 산업 진입에는 거의 실패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결국 브랜드가치나 신뢰성이 없는 2류국가, 2류 민족이 국제 분업 시스템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1번 아니면 2번밖엔 없는 것이지요.
땅도 좁고, 문화적으로도 열등하며, 인간종자들의 질도 나쁜 조선의 표면적인 경쟁력은 가의 최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주변 동남아 국가들이 보여주는 것 같은 1번 산업군을 고집했더라면, 결국 동남아 국가보다 잘살게 되는 것은 요원한 이야기일 수 밖에 없습니다.
태국이나 필리핀 등의 열대지역에서는 작물도 잘 자라고, 석유 등 현대 산업애서 중요한 여러 자원도 반도보다 더더욱 많습니다.
관광지로서도 반도에 비해 더더욱 아름다운데다가, 인간들의 망상적 도덕관념도 드물고 인건비도 저렴하여, 유흥업 등 1번 산업군 중 그나마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도 하기가 매우 쉽죠. 태국 같은 나라에서는 트랜스젠더 성산업 같은 것도 그닥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니 말이지요.
이러니 한국에게 있어, 1번 산업군에서 높은 소득이나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1번 산업군 특성상 누구나 다 할 수 있기에 고소득을 올리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데다가 경쟁력 강한 국가들이 지천에 널려있으니 말이지요.
결국 그나마 먹고살기 위해서는 2번 산업군이라는 결론이 나올 뿐이며, 그나마 운 좋게 냉전시대에 미일로부터 어마어마한 지원을 받아 2번산업 구축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이미 현대사회에서는 국제 경제 시스템 하에서의 분업화가 거의 완료된 상황이기에, 정해진 산업만을 계속 담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이 다른 분야의 사업을 하려고 하면 그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역량을 지닌 국가와 경쟁해야 하는데 그게 과연 쉬운 일일까요?
결국 한국이 현대의 국제 분업 경제 시스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을 뿐입니다. 다른 것을 한다고 해도 신통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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