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와 평등, 어빌리티의 발현

모리모토 안리의 '반지성주의'를 보고 나름대로 생각나는 게 있어 적어보네요.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반지성주의'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긴 한데요. 

이 책에서 말하는 '반 지성주의'란...
반-지성이라기보다는 권력에 야합한 지성, 대중을 경멸하고 인간을 계급화해서 취급하려고 하는 지식인들에 대한 반감에 해당하며, 미국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힘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근본적으로 신 앞에서 인간은 평등하게 다 같은 죄인이라는 사상을 가진 기독교 국가라는 점이 있구으며, 왕이나 귀족 없는 곳에서 평민들끼리 새 터전을 지은 곳이라는 점으로 인해 다른 지역과 달리 권위나 군림에 대한 반감이 심한 특성이 있습니다. 

반 지성주의 또한 이러한 미국의 토대 위에서 생겨난 사상인데요.
전문화된 지식인들의 전횡과 지식 독점을 막고 인간 평등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사상이자 움직임으로서, '지식 권력'을 견제하는 자정 작용 중 하나로 작동해왔다고 볼 법도 합니다.

위 책에서 주장되고 있는 '반 지성주의자'들의 대표격인 순회 전도사들은 대중을 상대로 강력한 어빌리티를 행사 해 왔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순회 전도사들은 이전의 직업이 샐러리맨이나 야구선수 등 정규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신학논쟁에 참여할 수 있는 지식도 없었던 사람들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버드와 예일 대학을 나온 지식 엘리트들보다 더 강력한 어빌리티를 발휘하였던 것을 알 수 있더군요. 이들의 진정한 힘은 그들이 가진 지성이 아닌 행동과 강력한 믿음에서 나왔으며, 범재 지식인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퍼스널 리얼리티에서 나오는 힘으로 수만의 청중들을 움직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건 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믿는' 미국인들의 평등과 종교심과....
여기에 일자무식 비 지식 엘리트였을지언정, 범인 지식인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시대의 영웅들이 합쳐져, 권위주의 지식인들을 견제한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형성되어 왔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쩌면 이러한 믿음과 사회적 견제 장치가, 미국을 독보적인 번영으로 이끌었던 것 중 하나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책의 작가인 일본인은 불행히도 세미 전체주의 사회에서 살았기에 진정으로 이러한 흐름의 가치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책의 내용이 나름대로 부실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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