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상티망과 인간의 본성

니체와 르상티망에 대해 다룬 글을 보고 적는 소론입니다. 약간의 비판도 겸하고 있구요.

원문 글 링크 : https://brunch.co.kr/@summer9461/37

위의 글대로라면 권력은 dynamis = energy, 즉 행동을 일으키는 힘을 권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더군요. 르상티망은 인간의 권력을 향한 일종의 저항이자 약자가 강자에게 맞서는 전략 중 하나로서, 니체의 생각으로는 기독교를 필두로 한 각종 도덕이라던가 사상 등의 원류라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인간이 주변의 다른 인간과 대비하여 압도적인 dynamis를 가지거나 초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있고. 사랑으로서 모든 것을 감싸는 것은 말 그대로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초인'만이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지요.

사랑으로서 권력에의 바램과 노예 도덕을 넘어서라는 것은 코끼리가 개미와 경쟁하지 않듯이 완전히 다른 인식구조를 가져야만 하는 일인데요. 불행히도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고 동류인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극소수를 제외하면 다른 인간과 권력투쟁을 하는 것, 즉 '르상티망의 발현'은 생물학적, 심리학적으로 본능과 같은 것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강자뿐만 아니라 약한 인간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본성이며, 강자가 자신감과 힘을 바탕으로 싸운다면 약자는 죄책감과 열등감을 극복하거나 혹은 우회하는 전법을 사용할 뿐인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르상티망'은 생존 전략의 일부분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고, 강한 자와 정면으로 맞붙기보다는 강자에게 사상적 심리적 제약을 부과하거나 약자 여럿을 묶어 강자에 대항하는 전략으로서 유효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는 니체의 통렬한 비판의 대상이 된 '기독교 도덕'조차 약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역사적으로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기독교 도덕을 통해 강압적이고 무자비한 여성 징발을 통한 일부다처제나 노예제도, 지배자가 신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금지당했고. 이 덕분에 역사가 발전하고 나아가면서 평등 의식이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서요.

결국 어찌보면 강자에 대항하고 심리적 도덕적인 제약을 가한 '르상티망'이, 평등사상의 발전과 인류 발전에 기여한 부분도 있다고 볼만한 것.



비록 인간의 정신적 자유를 제한하고 비합리적인 부분도 있지만, 약자의 생존 전략으로서는 효율적이며 강자와 약자 간 일정부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역할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심리적-생물학적 관점에게 보기에 모든 생물은 생존전략을 지향하므로 '르상티망'과 노예 도덕은 근절될 수 없으며, 초인이라는 것은 사실상 초자연적이고 추상적인 무언가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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