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두 종교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종교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2개의 단어이고... 수능철만 되면 수능 대박나게 해달라고 하는 학부모들의 기도소리로 울리는 것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 두 종교만큼 근본적으로 다른 종교도 별로 없습니다.
지구상의 종교들은 대개 논리 구성상 '근원적인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 제기란 작게는 '죽음'에 관한 것이 있고, 더 넓게는 근본적인 우주의 운명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종교의 역할이란 이러한 근본적 문제에 대한 나름의 대처법과 해결책 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먼저 불교의 '우주론'을 보자면, 소위 '육도윤회'로서 인과에 의해 영원히 순환하며 이어지는 우주 모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우주는 과거에 한때 존재했다 멸망한 우주를 원인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현재의 우주가 멸망하더라도 다시금 우주가 생겨나서 순환할 것이라는 믿음인 것이지요.
단순히 이러한 무한한 순환 속에서 돌기만 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없을 것이나...
실제로는 이 무한한 순환은 그 자체로도 고통이며 괴로움이고,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는 것이 바로 불교의 문제 제기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서, 이라한 순환의 과정이자 짧은 하나의 순환단위인 인간의 삶만 봐도 생로병사로 대표되는 온갖 고통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구요.
따라서 불교의 목표는 이러한 무한한 고통의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이 고통의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을 '열반'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이야기되는 팔정도나 명상 등 각종 불교의 구성 요소들은, 조금이라도 '열반'에 가가워지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제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기독교의 '우주론'을 보자면, 현재의 세계는 절대적인 유일신에 의해 창조되어 성서에 예언된대로(요한계시록)언젠가는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는 단선적인 세계관입니다. 이러한 세계 멸망과 그 뒤에 받을 무한한 고통 혹은 소멸 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신의 아들을 통해 '구원'을 받아야지만 추후 부활하여 절대자와 함께 천국에서 영원한 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 세상은 유한하며 근본적으로 '죄'가 깃들어있기에 언젠다는 반드시 망하게 되며, 인간(영혼)또한 이 세상의 죄악에 물들게 되면 결국 이 세상과 함게 망하고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근본 사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신의 아들인 예수를 통해 구원(죄사함)을 받아, 축복받은 영원한 존재(삶)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기독교가 세상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이며 목표인 것이지요. 기독교가 제시하고 있는 예배라던가 각종 활동 등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제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불교의 경우 고통을 근원으로 하는 순환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존재(오온)이 종말하는 것(열반)을 근본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기독교의 경우 단선적이고 멸망하는 우주와 함께 망하지 않고, 구원받아 영원한 존재와 복락을 누리는 것을 근본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둘은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과 문제제기,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서로 거의 정반대에 가가운 종교로서, 논리상 거의 상극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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