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트라우마와, 90~00년대생 이후로 결혼율,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이유

한국의 각 세대를 보면, 세대마다 해당 세대의 성향에 해당되는 집단트라우마가 하나씩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40~50년대생은 전쟁을 경험했고 공산주의자들의 학살, 독재 정권들의 학살과 고문 등의 역할을 보면서 자라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반공, 친미 등의 가치관에 집착적으로 매달리는 인구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는 경우도 많았고.
특히 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의 경우 이 세대 구성원들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전쟁을 일으킨 빨갱이(북한, 종북주의자 등)에게 집단 강박과 공포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곤 하는 것.



60후반 ~ 80년대생 초(이른바 586)까지는 이른바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공포와 트라우마가 있는 세대인데요. 군사정권의 강압 하에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이들의 정치적 후계자인 우파정당 등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죠.

그러면서도 동시에 권위주의적 일처리 방식과 문화에 익숙하기도 해서, 뒷세대에게는 군사정권과 다를 바 없는 내로남불 행위로 지탄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IMF 구제금융, 세계화, 정보화 등을 사회진출 뒤 경험하면서 실직과 해고, 사회의 안정성 저하와 변동성 증대를 경험한 첫 세대로서,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90~00년대생은?

90~00년대생은 위에 적힌 586들의 자녀 세대로... 사회불안정성으로 인한 가정의 해체와 경제적 불안, 부모의 이혼 등을 경험했고. IMF 구제금융 이후로 극심해진 사회 경쟁에 직격타를 받은 세대로서 경쟁의 심화와 동시에 사회경제적 기회는 대부분 사라진 세대라고 볼 수 있죠.

그나마 고도성장기 하에서 출세와 개천용, 내집마련 등을 생각할 수 있었던 과거 세대와 다르게, 90~00년대생의 화두는 최소한의 생존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0~00년대생의 상당수는 부모의 이혼과 불화, 고도성장기때와 다르게 시대가 지날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열화와 가난을 경험했고. 여기에 자신들이 경험했던 막대한 경쟁과 경쟁으로 인한 비용 소모, 그 결과로 얻어낸 게 이전 세대 대비 대부분 한줌에 불과한 경제적 이득(2022년 시점에서는 그나마도 대부분 박탈당한)과 보잘것없는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고, 이 부분이 바로 90~00년대생의 집단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결혼하면 툭하면 이혼하기 십상이고, 애를 키워봐야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과 열화되는 사회 횐경 속에서 고통만 안겨줄 뿐 생존조차 장담하기 힘으니, 오히려 이런 걸 하는 사람이 바보다. 라는 소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것입니다.


현대 90~00년대생 여성들의 페미니즘 선호와 안정성 선호라는 면도 사실은 부모, 특히 엄마 세대의 트라우마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90~00년대생 여성의 부모(엄마) 세대는 사회진출 시기에 양성차별과 시집살이 등 구시대의 잔재가 있었으면서도, 동시에 여성으로서 사회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열렸던 첫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여성들은 커리어 관리를 하면서 시대가 흐르면서 사회 발전에 따라 일부 양성평등정책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쉽게 고위 간부직에 갈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있던 반면에... 결혼하고 출산한 여성들(지금 90~00년대생의 엄마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해고당하고(혹은 반 자발적, 반 강제적으로 직장과 사회진출을 포기하거나). 경력단절 등으로 학력이나 노력에 비해 보잘것없는 삶을 살면서 자녀양육의 짐을 지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인 거죠.
여기에 젊었을 시절에는 시집살이 등 구시대 가부장제의 잔재를 경험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엄마의 트라우마가 고스란히 딸에게 넘어가게 되었고...
엄마가 당했던 당시의 성차별 트라우마와 인생 차별 트라우마 + 일부 구세대 여성들의 성공 신화가 버무려져 비혼 비출산 흐름 + 이전 세대 여성들 중 일부가 경험했던 사회적 배려를 적용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페미니즘이라는 집단적 현상으로 일어나지 않았나 싶더군요.

사실 구세대 엄마들 중에서도 직장을 유지한 사람들이 소수 있긴 했었는데요. 대부분이 공무원이나 교사로 재직했던 사람들입니다. 요런 현상도 현대 90~00년대생 여성들에게 공공기관선호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네요.


즉 요약하면 90~00년대생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강한 집단트라우마가 형성되어 있어 제도적 해결은 거의 불가능하고 추세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90~00년대 여성은 여기에 엄마의 트라우마까지 겹쳐져서 상당수가 페미니즘을 지지할 수 밖에 없지만, 90~00년대 남성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이익과 크게 배치되는 일이기에 반드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 심리공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여성집단의 페미니즘 지지는 집단트라우마적 요인인 반면에, 동세대 남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은 이익적 측면이라 결집성은 여성이 더 강할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동세대 여성보다 남성의 수가 조금 더 많기에 투표권상으로 유리한 쪽은 남성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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