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이라는 게임을 누가 추천해주길래 잠시 해보고 난 뒤 소감을 적은 글입니다.
사실 중국산 모바일 가챠게임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서 해서는 안 되는 아주 나쁜 쓰레기(쿠소)게임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해보니 생각보다는 잘 설계된 게임인 듯 해서 글을 남겨보네요.
1. 스토리성 - 무난하지만 공들인 티가 났다.
사실 스토리의 개성이라던가 그래픽 연출 등은 평범한 AA급 패키지 게임 수준이었지만, 성우진이나 연출 등에는 일반적인 게임과 다르게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더군요. 모든 대사가 한국어로 나오는 것도 그렇고...
다만 스토리 진행 중에 캐릭어필(판매광고)가 좀 과하게 들어가있는 듯 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모바일 게임 BM 특성상 없으면 금전 수급이 어렵긴 하겠죠.
2. 원신의 BM - 교묘하게 잘 만들었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과 다르게 플레이 자체는 과금 없이 진행 가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스토리마다 캐릭터성에 대한 어필을 조금 과하게 집어넣어 호기심을 가지고 지를 수 밖에 없을듯한 구조로 만들기는 했더군요.
일반적인 한국 모바일게임이라면 일정구간을 넘어서면 과금이 반 강제되는데 그런건 없는 거 같지만, 교묘하게 캐릭터 팔아먹는 설계가 되어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돈을 지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는 합니다. 주의 필요.
아무래도 모바일게임 중 이례적인 최상위권의 매출을 유지하는 게임이다 보니까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참고 링크
경쟁 콘텐츠도 없는데... '원신'이 또 매출 1위 오른 이유
[원신] 22년 매출 7조 3243억원 달성
패키지게임을 기준으로 생각해보자면.
새 컨텐츠를 정액 DLC로 추가하는 일반적인 패키지게임과 다르게 캐릭터(혹은 무기)를 과금요소로 해서 분할 판매하는 게임이고, 그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뽑기가 강제되는... 완성(DLC 전부 구입)에는 수백만원이 소요되는 아주 비싼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매우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 분명할듯요. (Coupon collector's problem)
3. 접근성과 편의성 - 패키지게임 스타일이지만 모바일식 과금과 노가다를 강제하는 듯해서 화가 난다.
보통의 패키지게임은 퀘스트를 깨면 바로 다음 구간으로 물흐르듯 넘어갈 수 있게 설계를 해 두는 편인데... 문제는 이 원신이라는 게임은 태생이 패키지게임과 유사하면서도 모바일식 과금을 전제하는 게임이라 스토리 진행이 물흐르듯 되지가 않더군요. 스토리가 한번 끝날 때마다 모험 레벨을 올려야 한다던지...
일반적인 패키지게임 유저라면 답답함을 느낄법한 설계고... 이걸 단축하려면 과금 혹은 노가다가 필수인 설계라 진행도중 짜증이 좀 나더군요. 이 문제는 미호요 신작인 스타레일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네요.
그렇지만 지루함을 줄 만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매우 성공한 BM이라는 것이 좀 놀랍긴 합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식 MMORPG의 노가다에 비할 건 아니라서 그런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네요.
설계상 패키지게임처럼 무난하게 흘러가도록 설계하는 것이 더 나을뻔했지만, 그러면 지금처럼 돈을 쓸어담지는 못 하겠죠. 그저그런 AA급 패키지게임 중 하나가 될 테니.
그래도 나름대로 유저를 잡아두려는 고민을 좀 하고 만든 결과물 같기는 합니다.
4. 경쟁 컨텐츠가 정말 없는가? 커뮤니티 형성으로 인한 수집, 과금 경쟁을 유도했다는 것이 맞을듯
게임 내적으로는 경쟁 컨텐츠라 할 만한게 별로 없는 건 맞지만, 인간의 본성을 교묘하게 잘 홀려서 경쟁을 만들어낸다. 가 맞는 평가일 것 같습니다.
내적으로는 그저 자기만족인 수집 컬렉팅 게임의 모양을 보이고 있지만, 커뮤니티로 가게 되면 경쟁, 싸움, 비교질, 남탓, 운자랑 등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 커뮤니티 여론상의 경쟁심리를 주도해 사실상의 경쟁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 같더군요. 원래 게임설계때부터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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