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과 범죄, 그리고 그 한계에 관하여.

인간 의식에 변형을 가할 수 있는 최면은 그 특성상 예로부터 범죄나 공작에 타인을 이용하기 위해 많이 사용된 바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면, 19세기 말엽 최면가가 여성 상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시켰다가 뺨을 맞은 사례도 존재하며, 감옥에서 동료 수감자에게 최면암시를 걸어 그의 약혼녀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타인을 암살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였지요. 또한 은행경비원에게 최면을 걸어 은행을 털은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으며, 심지어 근래에도 모 사이트에서는 이를 이용해서 이성을 잡을(세뇌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등 현재진행형인 사안입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최면은 과연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가에 대해 끈임없이 논란거리가 되어 왔는데요.
일단 위의 여성 상담자의 경우에서처럼 최면 상태에서조차 비도덕적인 요구를 받았을 때에는 저항감이 생기고 내부의 관찰자가 이를 인지하는 현상이 있어 제어한다라는 이론이 주류로 되어 있으나
반면에 평소에는 범죄 경력이 없는 사람조차 최면 이후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볼 때, 반론도 상당히 제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볼 때 최면의 성공여부는 지성이나 논리보다는 감정적인 반응기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

이성적으로는 범죄에 반대하더라도 내심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욕망이 있었으면 최면을 통해 범죄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구요.
모 전보원의 사례에서처럼 평상시에는 전보 일을 하지만 자기 직업에 불만족스러웠을 경우 최면상태에서는 극렬 거부하기도 하는데, 이는 최면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에는 제약이 있으나 감정적인 거부반응이 큰 것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듯 싶네요.




최면 수사는 이러한 인간의 잠재성향을 이용해 수사에 활용하려고 하는 기법인데요.
특히 잠재적인 인식 상황에서는 표층인식 때에는 인지하기 어려운 정보에 대해 증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에 최면 시의 정보에는 전생진술 등 환각과 현실이 혼재한다는 점과 최면 대상자가 최면가를 속일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아주 신빙성있고 정확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더군요.

따라서 범죄 수사시에는 범죄자(용의자)에게 사용하지 않고 참고인과 피해자에게만 사용하는 원칙이 있으며, 최면 진술은 범죄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단서나 상징으로서는 유효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법적인 증언으로서의 가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특히 수사기관 특성상 치료에 사용되는 협조적인 최면과 다르게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강제로 정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용되는 면이 있어, 이러한 최면의 단점들이 더더욱 드러나는 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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