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인식구조와 인지 필터

사실 인간은 세상을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미론과 인식구조에 의해 세상을 인지하는데요.

한번 옆의 사람에게 눈 앞에 뭐가 보이냐고 물어보시면 이 점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눈을 포함한 오감의 정보 데이터를 모두 표현/전달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나, 앞의 사람은 절대 이걸 그대로 다 이야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눈 앞에 사람이 보인다 집이 보인다 물건이 보인다 등 아주 간단하게 표현하겠지요.

이는 사람의 뇌 성능으로 직접적으로 처리하기에 주변 환경의 information은 너무나 많아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기에, 인지 과정에서 99% 이상의 raw 데이터가 걸러지고 의미만 남게 되지요. 이와 대조적으로 딥 러닝에서 간단한 비디오 영상을 처리하는데 막대한 연산량이 소모되는 것은, 인간처럼 의미론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raw data를 신경망에서 통채로 분석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것을 인지하느냐는 사람마다 매우 다른데요.

어떤 사람은 같은 사람을 보고도 한 사람은 학생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소녀라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예쁘다/못생긴 사람이다라고 달리 표현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같은 raw data를 보면서도 인간 두뇌의 processing능력의 한계로 인해 완전히 다른 구조로서 세상을 인지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며, 진정한 real world는 아무도 인지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심리학이나 최면에 응용하게 되면 사람으로 하여금 멀쩡히 존재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혹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지하게끔 할 수 있는데요.

전자가 바로 심리최면을 통한 information hiding이며

이를 응용하면 지각이나 학교 교칙위반을 숨기는 것에서부터 심지어는 보안체계의 침투에까지 응용할 수 있습니다. 당하는 쪽은 인지하지도 못하지요:)

후자는 이른바 망상이나 종교 전도, 세뇌에 사용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정보압축체계의 결함에 의한 오인지(misconception)입니다. 이런 현상을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데가 소위 종교의 부흥회, 전도회와 같은 곳인데요. 사람들이 트랜스 상태에 들어가서 별의별 환영을 다 보고는 하지요.

이러한 현상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은 크게 2가지인데요.

하나는 상대방의 심리적, 사회적 관념을 나 자신이나 숨기려는 정보에 덧씌워서 information처리 과정에서 걸러지게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상대방에게 추가적인 인지 필터를 덧씌우는 것입니다.

전자에 대해 설명하자면 제가 고등학교때 지각체크를 피한 기술을 예로 들을 수 있을 꺼 같은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수십 번 지각을 했음에도 교문에서 감시하는 선도부 선생의 인지구조의 틈새를 이용하여 지각체크에 거의 한번도 걸린 적이 없었어요.

보통의 학생이라면 선생이 확인할 수 있는 지각이나 교칙위반 시 본능적으로 잘못을 했다라는 미세한 태도나 표정등을 보여주는데요. 

이 부분을 훈련을 통해 개선해서 틈새를 보이지 않게끔 연습하였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

여기에 학생이라면 응당 가지고 다닐 책가방을 안 가지고 들어감으로서, 지각을 해도 잠시 나왔다고 이야기를 하기 쉽게 만들었었지요. 

보통의 고등학교 선도부 선생이 가진 information cognition 구조대로라면 지각하는 학생은 일차적으로 가방을 매고 등교할 것이라는 게 주된 구조이자 관념인데, 여기서 벗어나게 되면 지각으로 인지가 안 되거든요.

후자의 경우라면 종교의식과 이니시에이션(initiation)이 대표적인데요.

종교 입문자에게 종교적인 믿음을 부여함으로서 인간의 information cognition구조를 개찬하여 일반적인 인지구조 하에서는 인지가 안 되는 것을 인지하게끔 조작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기성종교는 순수하지 않기에 이 과정에서 정신의 틈새에 mind backdoor를 구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이 바로 '십일조를 내면 복을 받는다' 와 같은 헛소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