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 미래, 세계가 디스토피아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요즈음 4차산업혁명이네 인공지능이네 기본소득이네 하는 미래에 대한 다양한 장밋빛 수식어가 이야기되곤 하는데요. 얼핏 생각해보니 과연 이러한 것들이 세간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만큼 좋은 것일까에 대하여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더군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 따르면, 19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보편적인 자본소득률은 경제 성장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이 말은 다르게 해석하면 자본소득이 경제성장률보다 항상 높으므로, 전체 경제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감소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는 한국 경제를 분석해봐도 증명되는 사안인데요.
한국은행의 통계를 참조하여 근 10년간의 경제성장률 평균을 내 보면 대략 3.09%이나, 부동산의 통상수익률(잠재적인 가치향상 포함)은 대략 5%선이거든요. 또한 고도의 자본을 축적한 재단들과 슈퍼리치들의 투자수익률도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결과 전체 경제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며, 이는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위의 표는 미국과 유럽의 부 불평등 지표를 나타낸 것인데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부가 초기화되었고, 여기에 더해 전후 복구를 위해 고소득에 대한 과중한 세금을 물렸던 1970년대 이전까진 불평등도가 낮았으나, 그 이후 다시 부의 불평등도가 빠르게 강화되기 시작하습니다.
불행히도 이런 현상은 현대에 들어 더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전 지구적인 현상이지요.
위의 표에서 불평등도가 급감한 부분을 보면, 대체로 2차대전기에 많은 자산이 소실되어 급속도로 평등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문제는 현대사회에서는 강대국 간 '핵무력에 의한 강제적인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대규모 전쟁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2차대전 이후 의학도 급격하게 발달하여 '대규모 전염병'이 번질 가능성도 극도로 낮아졌지요.
이는 구시대 계급 간 자산분배의 초기화는 대체로 대규모 전쟁이나 페스트 등 대 전염병에 의한 것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현대사회 이후에는 사실상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서는 부가 초기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기술발전과 함께 부의 축적도 가속화되는 한편 그 과정이 절대 중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 외에도 앞으로의 시대에 불평등이 극도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이유로는 IT기술의 발전이 있는데요....
기술은 대체로 가치중립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의견이 일반적이지만, 현대 사회의 IT기술... 특히 AI기술쪽은 거의 완전한 자본 친화적인 기술로서, 노동대체를 위한 목적으로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노동 수요를 높이는 기술의 경우 노동친화적인 기술로서 부의 집중을 일정부분 막아 주는데요. 현대의 AI기술의 경우 의심의 여지 없는 노동절감 기술에 속하며, 부의 집중을 가속화시킴과 동시에 정보의 집중조차 소수 기득권층의 손에 집약시키는 종류의 기술입니다.
현대 기술발전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중장기적으로는 AI료 대표되는 정보기술들이 노동가치를 하락시키며 소수의 부와 정보의 독점 경향을 매우 빠르게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여기에 더해 또 다른 변수로는 지구인류의 급증에 더해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급증한다는 점이 있는데요. 과거에는 어마어마한 번영의 결과라고 여겨졌을 이런 것들이, 미래에는 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거의 확정적입니다.
자동화기술로 인해 노동수요는 크게 감소하는 이 시대에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의 대부분은 '잉여인구'가 될 것이고... 제3세계의 발전으로 인해 고학력자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미래에는 고급 교육을 받은 인구조차 가치가 낮아지고 소모품으로 간주될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이런 이야기는 주요 선진국가들의 대졸자 임금이 대부분 정체상태에 있다는 점을 통해서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제3세계로 주요 고급 산업의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고급 인력의 경제적 가치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급 노동시장에 이른바 임금의 하항평준화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위에 제시된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고급 노동자나 저급 노동자 할것 없이 노동자 임금은 떨어질 게 거의 확실한데요. 반면에 지구의 희소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아주 큰 거시 차원에서 봐도 중장기적으로는 여러 자산이나 자원재들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대부분의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들은 낙오하게 될 것이고, 소수만이 잘 사는 세상이 올 가능성이 높죠...
토마 피케티조차 대안책이랍시고 내어놓은 게 '전 세계적인 자본세'같은 것들인데요.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상에 가까운 것이나 다름없기에, 실상 가능한 대안이랄 게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서 공상적인 이론을 꺼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더군요. 어떻게건 대안을 제시해야 했을 테니 말이지요...
30년 뒤 미래 사회가 디스토피아로 흐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바로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국가의 집행과 감시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시민의 지유가 필연적으로 감소하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이러한 점은 미래 디스토피아의 축소격인 중국을 보면 어느정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전 중국 인민을 3초만에 검사할 수 있는 안면인식감시망인 톈왕, 빅 데이터를 개인평가지수와 연동시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시스템인 세서미 크레딧, 만리방화벽과 인터넷 검열 등 그야말로 1984 뺨치는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문젠 이런 기술들이 통치자의 입장에서 보면 편의성과 이득이 명확하기 때문에, 형태가 조금 변할지언정 다른 나라에도 수출될꺼라는 것이죠....
선진 국가군에도 비록 도입이 조금 늦을지언정 시차를 두고 대부분 도입될 것이고, 영국에서는 이미 광역 CCTV 감시 시스템을 통해 국민의 경범죄를 일일히 다 잡아내는 데 쓰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의 프리즘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결국 미래사회는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재앙(인재)들과 경제법칙에 의한 자본집중화, 정보 집중화로 인해 소수의 권력과 힘이 극히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적어도 99%의 사람들은 빈곤과 고통속에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혹자는 이런 미래상에 대책이 필요하지 않냐고 하거나, 혹은 기술발전에 의해 자연스레 해소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궁극적으로 유의미한 대책을 내놓는것은 어렵고, 거시적인 차원의 법칙들을 통해 살펴보면 거의 모든 경향성이 소수에의 집중과 디스토피아화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조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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