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란 무엇인가, 성공한 사람이란 무엇인가

수행자의 존재나 활동은 여러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 '자아'를 내려놓고 비운다는 점이지요. 불교에서는 오욕칠정 집착과 집념을 떨쳐내고, 천주교의 수행자들 또한 자기 자신의 욕망을 비우고 신의 뜻에 따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세상에 대한 집착이나 욕망, 갈애, 바램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게 되고, 종국에는 세상적인 것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됩니다. 최고의 수행자인 경우 진짜로 필요한 것 이외에는 몸에 지니지 않게 되고, 최고의 고승들이 바가지 하나만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처럼 되게 되는 것이지요.


그 결과로 인해 세상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 세상적인 성취욕이나 오욕칠정의 강도는 갈수록 연해지게 되는데요. 그 결과 세상에서 무언가를 추구하여야 한다거나 집착한다거나, 혹은 세상적인 꿈을 갈망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과 같은 건 갈수록 하기 힘들어지게 됩니다.

즉 일반적인 미련중생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인 오욕칠정의 추구와 이를 위한 세상적인 꿈 추구가 없어지고, 사실상 죽는 것과 비슷하게 되는 셈이지요.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수행자로서 수준이 높아질 수록 세상적인 성공과는 자연히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수행자의 정점인 '아라한'쯤 되면 사실상 살아있더라도 죽은 존재이며, 욕망과 집착에 얽매이지 않는 완전한 자유를 가진 존재가 됩니다. 


반면에 세상적으로 잘났다 하는 사람, 열심히 산다고 하는 사람, 성공했다 하는 사람들을 볼까요? 세상적인 기준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욕망이 넘쳐나는 자, 집착이 강한 자가 속칭 성공하고 승리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하고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사실 일반적인 인간은 자유의사가 없고, 이전의 행동과 사고의 결과인 카르마에 얽매여서 정해진 상황에서 정해진 행동 양상을 보일 뿐인데요. 미련중생들도 자기가 자유의사라는 게 있다고 주장하지만 따져보면 실제로는 아주 미약한 선택의 자유에 불과하고, 생물학적 기작인 호르몬에 얽매이거나 혹은 이전의 정보와 사고방식, 욕망에 따라 이끌림을 당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한때나마)세상적인 성공이라는 것은 개인의 미약한 의지 수준을 넘어선 강한 이끌림, 욕망, 세뇌와 교육의 결과, 사회적인 도움과 주입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실상 따져보면 이들은 그저 욕망과 관념의 종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지요. 그게 아니더라도 누구보다도 오욕칠정의 추구를 갈망하는 자가 감각(마야)의 충족 = 부귀영화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나가는 본능적인 작용일 뿐입니다. 
이들이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결국 본능과 카르마의 노예일 뿐, 결국 더 큰 성공을 향해 욕망의 기차를 열심히 타다가 인과법에 의해 늙거나 병들거나 죽어서 강제로 감각(마야)의 충족을 중단/금지당하거나, 여러 문제가 발생해 터져서 망하는 수순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니... 불행하기 그지없을 뿐입니다.


세상에 길이 오만가지라고 하지만 따져보면 결국 두 개의 길 중 하나로 귀결되고, 이에 상응하는 최종적인 성공 역시 2가지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있다면 종말이 있다는 인과법과, 만물은 무상하게 변화한다는 변화의 법칙에 의해 최고의 상태에서 영원히 고정되어 무한히 오욕칠정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한 쪽으로는 절대 완전한 성공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지혜롭다면 그 최고의 상태조차 실제로는 오욕칠정이 빚어내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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