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연구방법론이라던가 대상자 선정이 대부분 엉터리라, 뭐가 진짜 지방대생만의 특징이고, 어떤 것이 대구경북 지역민의 특성이며 어떤 것이 흙수저의 특징인지 잘 구분이 안 가더군요. 제가 이과계통 대학원을 다니기에 문과쪽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런 식이라면(이과 기준)일반적인 연구방법론상 이와 같은 연구는 변수를 죄다 뭉뚱그린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굉장히 수준 낮아 보이더군요.
도리어 이 책을 읽고 난 뒤 뭐가 지방대생만의 특징인지 더더욱 알 수 없게 되었으며, 책에서 말하는 결론이란 그저 사회의 지방대생에 대한 차별 의식과 관습에만 부합할 뿐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지방대생과 인서울(혹은 수도권) 학생 간에 차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일단 인서울대학의 총 정원은 수능응시자의 10% 남짓이며, 수도권을 더해도 20% 남짓밖엔 안 되거든요. 개중에서도 지방대와 비슷한 수준 미달 학교(지역만 인서울, 수도권이고 인서울, 수도권으로 간주되지 않는 학교들)들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니만큼, 전국에서 최소 상위 15% 안에 들어가는 수재여야 이런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SKY까지 안 가고 인서울 중위권 정도만 되어도 과고, 외고 등 엘리트들만 모아놓은 학교 출신이거나, 혹은 일반 고등학교더라도 서울이나 지역의 중산층 학군에서 반에서 최소 1~3등은 해야 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개중에서도 상당수가 애초에 부모 출신들이 좋은 지역에서도, 거의 항상 승자역할만 하던 애들이란 이야기이지요.
좋은 스타트라인과 우수한 재능 덕에 성공의 경험만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일정부분 성향이 다르게 형성되는 건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하물며 안좋은 환경과 재능으로 인해 실패의 경험만이 많을... 지방에서도 좀 떨어지는 학교 출신과, 전국에서 손꼽는 상위 학교 출신은 성공이나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없을 수 없겠지요.
좋은 스타트라인과 우수한 재능 덕에 성공의 경험만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일정부분 성향이 다르게 형성되는 건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하물며 안좋은 환경과 재능으로 인해 실패의 경험만이 많을... 지방에서도 좀 떨어지는 학교 출신과, 전국에서 손꼽는 상위 학교 출신은 성공이나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없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위 책에서는 대조군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고, 그저 대구경북, 흙수저, 지역의 2~3류 대학 진학자들 몆명 모아다가 공통점을 묶는 연구를 한 뒤 전체 지방대생의 특성이라고 무작정 결론내리고 있더군요.
그렇기에 도리어 본 책에서 '지방대생'만의 특징을 찾아내기는 매우 어렵고, 연구제목과 주제 또한 매우 부적절합니다. 본 책의 저자는 자기 논문이 DBPIA에서 인용수 1위였다고 자랑을 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대부분 비판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인용되었을 꺼 같더군요.
특히 본 책에 나와있는 '부강석'은 공통점을 찾기보다는 차이점 중심의 연구를 하기에 더 적합한 존재인데요. 일단 대구경북 출신이고 흙수저라는 점 등에서 다른 지방대생과 동일한 환경이면서도, 동시에 학창시절 공부'만' 현재의 인서울 대학생 급으로 잘했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만 봐도 다른 대상자들과 다른 (지거국으로 생각되는)S대학 수석 입학자이고, IQ가 150에 달하는 등 분명 다른 지방대생들과는 차이가 있지요.
부강석은 대략 20년 전에 대학입학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에는 인서울 집중 현상이 오늘날보다는 덜했기에 오늘날로 말하자면 인서울 중위권 이상은 하고도 남았을 수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지방 흙수저라는 특징은 다른 '지방대생'과 동일하였고, 책 내에서 그의 가족관이나 인생관, 인생 경로는 연구에 등장한 다른 지방대생과 큰 차이 없이 비슷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도리어 이는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여러 공통점이 지방대생만의 고유 특성일 가능성보다는, 대구경북지방 흙수저 출신들의 공통적인 특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즉 연구방법론의 결함으로 인해 지방대생 연구에 실패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본 책에서 주장된 '지방대생'만의 여러 특징들인
- 신자유주의적 경쟁논리를 따르지 않고 자기계발을 등한시한다. 성공을 위한 경쟁에 힘쓰지 않는다.
- 개인주의보다는 가부장적 사상과 인습에 대해 생각 없이 따른다.
- 주변 사람들 속에서 자기 자신의 자아를 정의한다, 집단주의를 중시한다.
- 명확한 목표가 없고, 목표나 꿈을 이야기할 때 선호 중심의 언어 혹은 전근대 가부장제(가족주의)의 언어를 사용한다.
- 행동을 목표, 수단, 범주를 통해 구조화하지 않는다.
은 실상 1980~90년대생 대구경북 + 흙수저 가족 출신의 공통 특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그 작은 표본 중에서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인원이 몆 명 있기도 하더군요.(애초에 총 연구 인원이 몆명 안되는만큼 비율로 말하자면 수십%는 됩니다)
부강석과 그 외의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위의 특징을 '지방대생만의 변수'로 보기는 어렵고, 다른 환경은 동일하면서도 인서울(가능하면 SKY)대학 출신자를 몆명 더 구해서 비교 대조 연구를 수행해야 '지방대생'만의 고유한 차이점(혹은 인서울 대학 출신자들만의 고유한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지방대에 가 보거나, 혹은 지방대생들과 함께 이러한 연구분석을 할 만큼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본 연구 내용에 대해 명확한 내용 검증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연구 대상자 선정이라던가 특성 분석을 해 보니 분명 잘못된 부분들이 많이 보였기에 의견을 적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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