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1대 국회의원 후보자와 당선자 중에서는 이색적인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개중에서 가장 이색적이고 특수한 사람으로는 정의당 비례1번 류호정 당선자가 있더군요. 활동 이력이나 나이, 특성 등에서 일반적인 국회의원 당선자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임은 물론, 어쩌면 인생 전략이라는 면에서도 매우 특수한 것 같기에 정리해두네요.
먼저 금배지를 달기 전의 표면적인 경력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런데요..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11학번 입학, Klass Ewha라고 하는 게임동아리 회장직 수행
- 스마일게이트 모바일 게임 기획 직무
- 아프리카 BJ활동(다만 보아하니 그렇게 유명BJ 혹은 스트리머는 아니며, 주변에서 그리 드물지 않은 취미급 중견, 소규모 스트리머 레벨이었으리라고 여겨지네요. 유튜브 구독자도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입니다.)
- 사내 성폭력 내부고발, 신고 경력, 이로 인해 퇴직
-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홍보부장
- 정의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
저 경력은 각각의 경력에 대해 세부적으로 따져 보자면 비슷한 수준의 학력과 능력을 가진 청년 또래에 비해 아주 돌출되는 수준의 경력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뭔가 한 게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나이와 경험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한 것이 많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자면... 학력과 나이, 기존의 신분을 감안해서 생각해볼 때 저런 커리어 조합은 굉장히 특수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20대 후반에 IT 직군 경력 + 성범죄 내부고발(혹은 페미니즘)운동 경력 + 노동운동 경력의 조합으로 사실상 전천후 정치 인재이며, 동일한 수준의 나이, 조건에서 생각해보자면 분명 압도적입니다.
각각의 커리어 기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커리어 조합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며, 어찌 보면 현재 국회에서 활동하시는 나이만 많고 엘리트랍시고 훈장만 주렁주렁 달고 거들먹거리기만 하는 분들 중에서도 저 정도의 다채로운 이력은 없는 경우가 많지요.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이색적 후보로, 정의당에서 24번 번호를 받은 바 있는 트랜스젠더 임푸른 후보의 경력과 비교해 보더라도 경력의 특수성이 두드러져 보였는데요. 임푸른 후보는 나이도 30대 후반으로 청년이라고 보기에는 미묘한 나이이고. 주 경력도 대부분 성 소수자 이슈, 성평등 이슈에만 한정되어 있는 한계점이 보이더군요. 따라서 IT, 페미니즘, 노동 문제에 걸친 광범위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훨씬 어린 류 후보에게 공천 번호상 밀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분이 국회의원 자리까지 짧은 시간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전략의 승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집안 백그라운드나 학력, 능력 면에서...
이화여대 졸업에 게임 기획 업무를 했고 동아리를 운영했다는 점에서 분명 그 나이 또래의 평균 수준보다는 우수하긴 하지만 보기 드문 정도는 아니며, 국회의원이 될 정도로 돌출된 엘리트 수준은 분명 아닙니다. 어머니가 최근까지도 회사 비정규직으로 일했다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진 않을 수도 있지만 집안도 흔히 말하는 금수저나 은수저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구요.
한마디로 말해 사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언니오빠 중 1이라는 것이죠.
그렇지만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후반에 최연소 국회의원 타이틀을 달성했으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시위의 최전선에 나가 위험한 일을 했다거나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커리어를 보면.. 세부적인 활동 내역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젊은 나이에 IT직군 활동 + 성범죄 내부고발(혹은 페미니즘 활동) + 노동 운동이라는 구성을 갖춤으로서 딱 봐도 매우 매력적인 정치 인재 커리어입니다.
게다가 달성하기 매우 힘들거나(고시나 스타트업 창업, 외국 명문대 유학 등 특수한 재능이나 지능을 요구) 금은수저여야만 거칠 수 있는 커리어는 단 하나도 없으며, 쉽진 않지만 일반적인 직장인 레벨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커리어들의 조합이라는 것이죠.
매우 특수한 커리어 조합이긴 하지만 각각의 커리어는 일반 사회초년생 직장인 수준에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고, 아주 특별한 능력이 없더라도 만들 수 있었을 커리어라는 게 특이점입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제 생각으로는 국회의원까지 간 게... 가장 큰 부분은 인생에 큰 운(인생흐름)이 작용해서 된 것이겠지만, 어쩌면 개인 인생 전략의 승리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되기도 하더군요. 각각의 커리어는 평범한 개인이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조합으로 보자면 극히 탁월하고, 짧은 시간내에 차세대 정치인재로서 극도로 효율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낸 것이라서요. 어느 정도 계획적으로 쌓아 온 커리어라면, 그야말로 엄청난 천재 전략가라고 볼 수가 있겠지요.
물론 그저 삶(운명의 흐름)이 이끌어내는 대로 살았더니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내었다면 매우 운이 좋은 것이었겠지만, 이것 역시 무의식 창조의 영역이므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류호정과 논란
나무위키 등에서는 이른바 논란이라고 적고 공격하는 이야기를 잔뜩 적어놓았고, 각종 기사 등에서도 이른바 '대리랭'논란이랍시고 잔뜩 공격하더군요.
물론 '대리랭'은 범죄도 아니고, 기존 기득권 세력이 저질러 온 '범죄와 악행'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며 사실 세부내역을 보면 '대리랭'이라고 보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예컨데 그 실상을 이야기하자면 남친이 아이디를 빌려다가 랭겜을 몆 판 돌렸다는 것인데....
사실 10대~20대 초반의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친구나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아이디 돌려쓰는 건 그리 드문일이 아니고 일종의 문화코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유료게임의 경우 게임 가격이 부담스러운 청소년들 사이에서 흔히 친구의 아이디를 빌리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그 시점도 5~7년 전 정도였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대리랭 - 나쁜 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더더욱 희박했기도 하구요.
'대리랭이 범죄'라고 보는 것은 그 게임 티어가 스펙이 되는 프로게이머 지원 등에서나 할 법한 말로, 프로게이머가 되지는 않았으니 그저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정도를 봐도 '직업적'으로 대리랭을 하지는 않았으며, 친구나 지인 간 가벼운 아이디 공유 정도가 되는 것 같더군요.
각종 기사 등지에서 롤 티어가 취직에 영향을 끼쳤다는 소설을 잔뜩 쓰고 있는데.... 사실 류호정은 개발이나 게임디자인, 테스팅 직군이 아니고 문과전공이라 부수적 업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커서 큰 영향은 없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성범죄 내부고발 당시 주변인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서술도 있던데... 이것도 류호정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정지을 근거는 못 됩니다.
왜냐하면 조직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은폐, 거짓말하는 것은 흔한 행위이고, 조직내 약자나 비주류자의 의견을 묵살하려고 하는 건 워낙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서요. 그 대상자가 비정규직, 청년 여성이라는 최약체라면 말할것도 없이 대부분의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런 환경에서 자기 주장을 내세우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주변인의 증언과 조금 다르다거나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과 주변인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고 해서 그것을 잘못으로 몰아갈수는 없는 것 이지요.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사실상 해고당한 것을 보면, 진실성에 의심이 갈 만한 요소가 드물다고 보아야 하구요.
사실 류호정에 대한 비난/논란 글은 류호정 본인에게 큰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시끄럽게 이야기되는 것이 아니고, 이 사회의 집단강박과 시샘의 영향이 더욱 큽니다.
보아하니 아주 특출난 사람도 아니고, 금수저나 과학천재?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준을 보면 주변에서 그리 드물지 않은 20대 후반 여자 중 1이기 때문입니다.
커리어도... 물론 자세히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특별하긴 하지만 각각의 커리어들만 놓고 보면 특별한 것이 없으며, 일반적인 지능 수준에서 대충 봐서는 그냥 나와도 큰 차이 없는 평범한 20대 후반 여자 1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배지를 달았으니... 그 결과 다른 한국인들의 집단강박, 분노, 너 주제에 금배지라니 배가 아프다 등등 질투와 시기, 시샘의 대상이 되었고 그 결과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다 트집잡혀서 비난받는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나무위키의 주 작성자는 20대 남성층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는 자신들 대비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고 재벌 3세도 아닌 평범한 이웃 여자 1이 국회의원이 된다는 사실이 극히 견딜 수 없는 사실이라... 그렇게 논란이랍시고 공격하는 글이 넘쳐나는 것 같네요.
요즈음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상식을 뛰어넘은 일들을 많이 체험하고 있고 또 보고 있는데... 류호정 당선인 케이스의 경우에도, 금수저도 아니고 특별한 엘리트 커리어도 없으며 평범한 20대 후반 여자가 국회의원에 올랐다는 것에서 매우 특이한 일로 보여지더군요.
나름대로 분석해보니 우연이라고 무작정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전략의 승리처럼 보여지더군요.
금수저도 아니고 초일류 학벌 커리어도 아니며(물론 이화여대는 좋은 대학이고 게임 동아리 운영한 것도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큰 스펙이지만 아무리 봐도 청년 국회의원이 될 정도의 스펙은 아닙니다. 이 점은 사실상 영향이 없었으리라고 보네요) 과학천재나 IT천재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 신변의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여러 커리어의 조합을 통해 국회의원까지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것 같더군요.
어쩌면 현대의 젊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있어, 류호정 당선자가 걸어온 길은 평범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하나의 모범적인 정계진출 커리어 구성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앞으로도 류호정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기를 기원 합니다.
[참고 링크]
나무위키 류호정 항목
https://namu.wiki/w/%EB%A5%98%ED%98%B8%EC%A0%95
정의당 1번 류호정 '대리게임' 논란, 중요한 쟁점 2가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21552
[사이드B]"저를 드러내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죠" 비수술 트랜스젠더 임푸른씨
https://www.asiae.co.kr/article/202003061617127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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