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정신의학자들은 트라우마의 기작에 대해 기억 소거 그 자체를 연구하고 있는 듯 한데요. 문제는 어떤 사람은 특정한 종류의 기억에 대해 멀쩡하지만, 어떤 사람은 거의 동일한 내용의 특정한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는 사실이지요. 이는 특정한 기억에 대해 기억 이미지(내용)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FT에 관한 임상례와 근거들을 참고하자면, 인간의 기억 시스템은 기억 이미지 - 감정 구조 형태로 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EFT의 경우 기억소거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기억에 대한 감정구조(혹은 에너지 교란)상태를 붕괴시킴으로서 PTSD증상이나 각종 증상에 대해 완치 혹은 급격한 호전 수준의 결과를 보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또한 인간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 보자면 이성적, 논리적 판단에 들어맞는 경우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절대 다수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현상들은 인간의 판단과 행동에 이성보다는 감정 구조가 더더욱 영향을 끼친다는 것에 대한 거의 확실한 증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 연애 행위
- 충동구매, 비효율적인 취미 생활
- 불필요한 수준으로 돈이나 출세 등에 대해 집착하는 것, 경쟁집착
- 누군가에 대해 큰 이유 없이 싫다는 생각이 드는 것
- 기억 트라우마
- 필요 이상으로 가중된 미래불안(실제로 인간이 가진 불안 중 최소한 96% 정도는 근거 없거나 발생가능성이 아주 낮은 위험에 대한 것입니다)
인간들은 위와 같이.. 이성적 합리적 논리적 사고보다는 '이유를 알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비이성적인 일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이성/지성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구축되어 있는 기억들의 감정구조 구성에 의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겠더군요.
또한 인간의 인지 시스템 자체가 철저한 논리와 이성보다는 복잡한 감정기억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는 문제로 인해, 트라우마, PTSD, 각종 정신질환이 쉽게 발생하는 구조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찌 보면 인간에게는 근본적으로 크나큰 종적/인지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여담이지만 인간의 이성이나 자유의지 또한 철학적, 혹은 사회적으로는 꽤나 거창하게 다루어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 구조의 집합과 가중치에 의해 대부분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생각됩니다.
또한 현대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의지력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인간이 의지력으로 하나의 생각에 대해서 수분 정도 집중하는 것조차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거든요.
ps. 이 가설이 맞다면, 패턴 분석과 정보 분석에 치중되어 있는 현대의 AI 기술발전 트렌드 하에서는,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는 AI는 나오기 어려울 가능성도 상당히 높으리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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