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병제 채택의 현실성과 당위성

한국에서 모병제를 하자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재정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곤 하는데요. 이미 일자리 예산이나 취업예산으로 30조원이 넘는 비용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오늘날 기준으로 볼 때, 모병제는 더없이 합리적인 취업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공무원, 공공기관 취업자가 거의 포화 상태이고, 2030 비취업인구도 130여만에 달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기존 공공기관에 자리를 늘린다고 해봐야 대부분 불안정한 계약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고, 100만명 실업자 앞에 9급 공무원을 5천명 추가모집해봐야 거의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으로 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여기서 큰 문제는 저 30조원을 소모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들의 대부분이 저급 지방 좆소기업 일자리들과, 고용이 보장되지 않고 보람과 성장을 느낄 수도 없으며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공공기관 9개월 계약직 따위라는 것인데요. 이걸로는 사회 생산성만 하락시킬 뿐이고, 취업난 개선도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해 결국에는 도로아미타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각종 공공분야가 포화상태인 현대 한국에서 양질의 대규모 정규직 공공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분야는 강제징용 노비시스템으로 굴러가는 군대 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병사 일자리를 9급 공무원이나 순경 수준으로 복지와 대우를 강화한 모병으로 대체하는 것만이 현재의 취업난을 공공 주도로 큰 폭으로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일시에 수만 ~수십만 수준의 병사들을 안정된 정규직 공공일자리로 대체해서 한번에 취업난을 대폭 완화하는 거죠.


2018~2019년 기준으로 1년에 신규 징집하는 한국군 병사의 수는 대략 22만명인데요. 매년 비슷한 수가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걸 생각해보면, 모병제 시행 시 해당 인원에 인건비를 곱한 만큼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링크(국가통계 - 현역병 입영현황) : https://www.index.go.kr/potal/stts/idxMain/selectPoSttsIdxMainPrint.do?idx_cd=2757&board_cd=INDX_001


병사 1인당 시행 임금 예산을 3천만원 정도로 잡으면, 220,000 x 30,000,000원, 즉 추가예산으로 매년 6조 6천억 원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복지예산이나 군 환경 개선 예산은 별도로 계산하지 않았는데요. 징집제 하에서의 병사 임금을 복지비로 편성할 수 있으리라고 보고, 군 환경 개선 비용은 모병제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지출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작은 정부 기준으로는 저 정도의 추가예산편성이 꽤 큰 예산소모였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에는 임시직, 저급 좆소일자리 양산하는데 30조씩 쓰는 시대라 사실 그리 비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양산형 저급 계약직과 아무도 원하지 않는 지방 좆소 단기 일자리, 그 외에 실질적으로는 사회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는 쓰레기같은 생색내기 일자리들보다는, 양질의 정규직 병사 일자리가 더욱 가치가 있을 것이 분명하죠.


또한 위의 병사 일자리들은 현재와 같은 단기 소모성 병력운용 정책보다는 일정 수준의 신분보장과 복무 기한 보장(최소 20년 ~ 계급정년)을 주고 고용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되는데요. 예컨데 정규직 공무원과 동일하게 공무원증을 지급하고, 9급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신분 및 복지 보장을 실시하는 한편, 적어도 대학 기숙사 수준 이상의 거주환경 마련, 평밀 비근무 및 주말 휴일에는 위수지역 내 외출, 거주의 자유 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저런 식으로 모병제를 하게 되면 나이가 문제다 하실 분도 있겠지만... 외국의 모병제 국가들도 거진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고 나이 많은 병사들도 많으나 이 부분이 전력 저하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전장 환경을 생각해보면 평야에서 2차대전식 참호전을 벌이기보다는 강화복이나 드론, 스마트 소총 등 차세대 전투 병기들을 가지고 복잡한 시가전 환경에서 전투를 치루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경우 젊지만 숙련도가 낮고 사기가 낮은 20대 초반 징집병보다는, 원숙하고 경험이 많은 30대, 40대 초반의 전문 직업군 병사의 전투력이 더 높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모병제 시행 시 20대 초반 남성의 인구수에만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는데요. 이미 군대에 다녀온 30대이상 남성이나 2030 여성을 모병하거나 영주권을 주고 외국인 인재들을 귀화시키는 모병 정책을 할 수 있게 되니, 특정 인구집단의 수에 군대 규모, 병사 수급 정책을 의존해야만 하는 리스크도 없어집니다. 


모병제가 비용은 조금 더 들겠지만, 오늘날 급격한 인구구조변화로 인한 군 감축 리스크나 전투력 보장을 생각해보면 그것만으로도 꽤 할만한 투자라고 볼 수 있구요. 향후에는 코로나가 해소되더라도 장기적인 기술적 실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공공취업 대안으로서도 꽤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30조가 넘는 예산을 들여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저급일자리를 양산하는 것보다는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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