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vs 대기업?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보면 9급 이야기가 한번 나오기만 하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곤 하는데요.
각종 동원과 야근도 많고 월급(초봉)도 190만원밖에 안되는 안좋은? 직장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대기업들도 4050에 잘리는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에 9급은 정년까지 어지간하면 잘리지 않으니, 상위권 대기업보다 더 좋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도 많이 있더군요.


이렇게 인터넷 어딜가나 9급이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난장판이 되는 이유는, 한국 서민의 '소 개천룡'(작은 개천용)을 대표하는 단어이자 현실적으로 평범한 능력을 가진 2030서민이 구할 수 있는 직업군 중에 거의 가장 좋은 직업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 50만명이 넘는 공시생이 있다보니, 보기 싫어도 9급 관련 이야기가 어딘가에선 반드시 나오는 것도 이유인 것 같구요.



사실 한국에서 9급보다 월등히 좋은 직장이라고 하자면... 한국 상위 5대 전문직이자 하위 30%조차 9급 공무원보다 더 많은 소득을 버는 의치한, 변호사, 변리사 정도가 일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라고 해도 초임연봉 3천초반도 안되고 임금상승폭도 낮은 무늬만 대기업들도 넘쳐나는 등 편차가 아주 크기때문에 꼭 모든 대기업이 9급보다 더 좋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반면에 평균 근속년수가 공무원의 절반이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9급공무원 30년 일해 버는 돈과 맞먹는다면, 충분히 9급 공무원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외국계 글로벌기업의 한국지사거나 탑5 대기업집단(삼성, LG, 현대 등)의 주력회사 소속 정규직 사원, 개중에서도 공대나 연구직, 법무 분야 정도라면 해고위험 감안해서 평균 근속년수가 10~15년 정도라고 해도 9급 공무원 대비 우위라고 볼 수 있을것같네요.


그 외에는 유튜버, BJ, 크리에이터 등의 직군에서 1달에 수천만원 수준의 돈을 벌어들이는 애들이나, 교수, 연구원 등 학계 인원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완벽한 상위호환으로 인국공 등 메이저 공기업, 7급공무원, 5급공무원 시험 합격자 정도가 있습니다.



위의 인원을 모두 합쳐보면 대략 상위 5%이내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문제는 한국의 평균적인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능이나 외모, 체력이 딱히 특출나지 않은 사람이 저 안에 들어갈 수 있냐 하면... 거의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죠.

애초에 저 안에 들어갈 정도의 친구면 수능에서도 아주 못한다고 해봐야 거의 1~아주 못하면 2가 한두개 있는 정도의 성적을 받아야 하고, 대학에서도 아주 우수한 수준의 스펙과 활동 경력을 쌓아야만 합니다. 게다가 외모도 집안의 돈으로 관리를 잘 해 멋지고 예쁜 경우가 많죠... 서민들도 저런 직업이 되는 꿈은 많이들 꿔보지만, 실제로는 거의 될 일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9급 시험의 경우에는.. 사실 9급 시험이라고 해도 리스크가 많고 어중간한 공부머리로는 뚧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근래 토목직 미달 사태처럼 빵구나는 직렬과 지역을 잘 고르면 특출난 재능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성실성과 운만으로 공직의 길이 뚧리는 경우도 간혹 있고, 특출난 외모나 언변, 스펙과 학벌을 요구하지 않는 시험이라 흙수저들이나 추남추녀들도 종종 공직에 입성하는데 성공하곤 합니다.

이런 식으로 9급 시험에서는 평범한 2030 흙수저 서민 출신들의 합격후기가 많지는 않아도 매년 올라오고는 하니 서민들의 소 개천룡 꿈이자 상징이 될 수밖에 없고, 50만명이 넘는 공시생이 생겨나 오늘도 치열하게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서민들이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고의 목표로서 9급을 지망하고 꿈꾸니.... 인터넷에서는 자연스레 서민의 자존심이자 사실상의 소 개천룡 만렙으로서 많이 옹호될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빠가 있으면 까도 생기는 것처럼, 중산층이나 상층 출신들이 보기에는 이런 식으로 서민들이 집단적으로 옹호를 하는것이 맘에 안 들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에는 서민 주제에 감히 대기업이나 전문직 등지에 비비려고 한다라는 비하 마인드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양 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이 바로 9급 공무원이니 자연스레 계급갈등과 논쟁의 장이 될 수밖에 없고, 여러 말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국가 전체적으로 보자면 독립 뒤 80주년에 가까워지며 계층이 많이 고착화되었고, 코인투기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을 제외하면 실력으로 개천룡이 되는 시대는 사실상 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천룡은 아니지만 백그라운드와 상관없이 서민 출신도 실력으로 될 수 있는 소 개천룡 대표로서의 9급은 아직 상당한 사회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직까지 한국은 표면적으로나마 공정주의와 실력주의를 표방하고 있기에, 서민에게 약간의 기회가 돌아가는 9급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어느정도 띄워 줄 수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9급 공무원의 실상과 실질적인 대우가 어떻던간에 말이죠.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글에 대한 의문점이나 요청점, 남기고 싶은 댓글이 있으시면 남겨 주세요. 단 악성 및 스팸성 댓글일 경우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모든 댓글은 검토 후 게시됩니다.

Transl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