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의 경제학적 효용성에 관해

소설이나 드라마 등 각종 미디어에서는 결혼을 사랑의 결합이니 뭐니 하면서 금칠을 하기에 바쁘지만, 실제로는 결혼 당사자간의 쌍무적인 거래계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관념 하에서 서로가 이득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결혼이고, 계약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되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현대 사회에서 결혼율이 감소하고 이혼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명백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더이성 결혼을 한다고 해도 실익이 크지 않고, 결혼에 따르는 각종 리스크나 경제적인 손실이 갈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의 급감도 당연히 이와 관련이 있구요.


박영진 변호사님의 '결혼함수, 이혼함수'라는 글을 통해, 21년 현대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결혼의 장단점을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은데요.

[결혼의 단점] 

1. 독박육아, 며느리착취, 시월드, 양가 부모의 간섭
2. 남자가 거주할 집을 다 해가야만 하는 부담, 여성의 혼수비 부담 - 최소 3천만원에서 최대 2억까지 돈이 낭비됨
3. 갈수록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음(20년 기준 이혼율/결혼율 40% 이상), 관계의 불안정함
4. 속박되는 느낌, 타인과 같이 살면서 개인의 사생활을 희생해야만 함
5.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경단녀가 될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짐
6. 남성의 경우 가장으로서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각종 부담들의 증가
7. 출산을 할 경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인당 2억이 넘는 양육비 부담 위험
8. 상대측 부모님이 노후준비가 안 되어있을 경우 챙겨줘야 함
9. 이혼시 재산분할소송의 위험성 존재, 악성 결혼사기꾼 및 유책 배우자의 재산 강탈 위험


[결혼의 장점]

1. 사랑하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 연인관계나 동거 정도로도 가능
2. 결혼 상대방이 재산이 많거나 직업이 좋을 경우 팔자가 바뀔 수 있다. 잘만 고르면 자산증식에 매우 유리한 포지션


위와 같이 결혼은 일반적인 경우에는 장점이 거의 없고 단점만이 가득한 계약이기 때문에, 이를 상회하는 수준의 이득이 없으면 결혼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에 따라 과거에 비해 결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는데요. 특히 결혼을 크게 원하는 쪽이 집을 해와야 한다거나, 결혼 상대자에게 최소한 전문직, 대기업, 공무원 수준의 직업을 가질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대가 흐를수록 사랑이니 로맨스니 하는 거짓부렁들은 점차 사라지고, 계약의 본질에 맞게 상대방의 재산, 직업, 나이, 양가 부모의 노후준비정도 등등을 중심으로 보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결혼 트렌드의 변화는 이혼율의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과거보다 결혼계약 이행에 필요한 사항들이 많아지게 되어 계약 준수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 이혼율 상승의 주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소득층일수록 결혼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구요.


위에서 보여지는 결혼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면, 결혼에 대한 할인율은 매우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즉 어지간해서는 싱글로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근래 페미니스트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혼 선언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비혼 선언의 실제 이유는 역시 경제학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싱글로 살아가는 것이 결혼보다 훨씬 유리하기에 이미 이들은 싱글을 선택한 지 오래이며, 이들이 비혼 선언을 하는 것은, 페미니즘 유행을 활용해 아직도 결혼해야한다고 보는 기성세대(이른바 꼰대)들의 간섭을 차단하고 반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 출산 차원으로 가면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되는데요.
일단 현대 한국에서 출산이란 사실상 별 이득이 없는 행외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적어도 제가 머리를 굴려본 바로는 도무지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반면에 양육에는 최소 2억 이상이 소모되며 20여년 이상을 개고생하며 양육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거주지나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면 개인의 인생 자체가 파탄에 처할 확률이 높습니다.

현대 한국에서는 비정규직의 증가와 주요 대도시권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안정적인 직장, 주거의 확보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는데요.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후반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취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취업한다고 해도 사실상 70% 이상이 아르바이트, 인턴이나 최저임금 비정규직으로 고용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IMF 못지않은 취업 한파로 대기업 공채도 사실상 사라졌으니.... 정규직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비정규직과 별 차이없는 중소, 중견 일자리라고 볼 수 있고, 공직 말단인 9급 시험에 합격하면 상위 5%정도로 취업했다고 볼 수가 있는 현실이죠.

이런 환경에서는 향후 최소 20년간 1년에 1천만원 정도의 지출이 요구되는 일종의 '고정부채'를 감당할 수 없고, 그에 대비되는 장점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 출산율이 급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2020년대가 다 지나가기 전에 출산율이 0.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네요.

[참고자료]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글에 대한 의문점이나 요청점, 남기고 싶은 댓글이 있으시면 남겨 주세요. 단 악성 및 스팸성 댓글일 경우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모든 댓글은 검토 후 게시됩니다.

Transl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