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과 진화심리학

요즈음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글들을 보다 보니... 요즘에는 '설거지론'이라는 주장이 남초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더군요.

일부 여초사이트에 올라온, 위 글과 같이 젊어서는 다른 남성들 얼굴만 보고 마음껏 사귀다가 결혼할때가 되면 과거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안정적인 능력을 가진 남성을 잡아 책임지워 건너간다는 글을 보고 설거지론이 퍼지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여러 사이트를 조사해보니 설거지론은 사람마다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 조금씩 달랐는데요. 왜냐하면 설거지론이라는 게 실제로는 2가지 주장이 같이 주장되는 바람에 논리가 혼합되어서 중구난방으로 주장되고 있어서 그렇더라구요. 이 부분에 대해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설거지론 정리]
1. 몆몆 여성들은 젊어서는 자기 마음대로 연애하고 놀러다니다가 결혼할 때가 되면 과거를 숨기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남성에게 책임만 물린다.
 
이른바 정조는 버리고, 젊었을땐 마음껏 놀다가 엉뚱한 사람에게 결혼해서 책임만 지운다는 설거지이론 1

2. 결혼해서는 결혼한 남성을 사랑하지 않고, 결혼해준 것을 고마워하라면서 수십년 넘게 갑질한다. 가정 내에서는 자녀낳은 것을 볼모로 이른바' 내무부 장관'으로 불리며 남편의 월급을 차압하며 일하지 않고 놀고먹으며 패악을 부리고 죽도록 일만 시키면서 부려먹는다.

이른바 남편만 착취당하고 아내는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권리만 누린다는 설거지이론 2



설거지이론 1이건 2건 두 이론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진화심리학적으로는 두 이론 다 여러 근거를 통해 주장되고 증명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즉 설거지이론은 놀랄만한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미 과학적으로 오래전부터 어느정도 인간의 이런 행태에 대해 알려져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런 사실들을 이제야 알았다고 지금와서 빼애액 하는 것은 순전히 상식 부족, 무식해서였기 때문입니다.


먼저 설거지이론 1을 보자면, 인간은 원래부터 완전한 일부일처제 종이 아니었습니다.
특정 종의 암컷의 난교성과 관련 있는 가장 큰 변수는 바로 해당 종의 고환 크기인데요. 암컷이 문란한 성생활을 하지 않는 고릴라의 경우 30g로 전체 체중 대비 0.02%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유는 고릴라 암컷은 다양한 수컷과 교미를 하지 않지 때문에 수컷의 정자 생산이 발달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죠.  반면에 침팬지의 고환은 무려 119g(전체 체중의 0.27%)나 되는데, 이유는 암컷 침팬지가 하루에도 12마리의 수컷과 교미할 정도로 난교가 활발한 종이라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인간 남성의 경우 평균 고환 질량이 40g 정도로 고릴라에 가까워 보이나, 체중 대비 비율로는 0.06%로 고릴라보다는 확연히 높은 비율입니다. 즉 완전한 일부일처제가 그다지 맞지 않는 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일부일처를 지킨다고 하더라도 인간 남성의 고환 크기에서 추정되는 인간 여성의 본능 상 책임은 1명이 몰빵하고 여러 명의 씨를 받는 변칙적인 행태가 기본일 것이라는 걸 충분히 추정 가능한 거죠.

또한 인간 원시시대의 증거물을 분석해보면, 소수의 남성(알파 메일 집단)이 다수의 여성을 데리고 살며, 여성도 한 남성에게만 얽혀 사는 것이 아니라 많진 않아도 여러 남성과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많았을 거라는 연구도 있구요.

링크 :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530


따라서 설거지이론 1과 같은 사태는 인간 특성상 진화심리학 및 생화학적으로 추정이 가능한 내용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내용이라,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설거지이론 2의 경우에는 1과 연관시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1과 같은 이유로 결혼했을 경우, 가정내에서 해당 남편의 생물학적인 역할은 여성과 아이를 돌보며 노동력과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입니다. 이 경우 대개 남성이 연애권력상 을을 자처하던 상태에서 결혼을 했으니, 무언가를 항상 바치지 않으면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구요.


애초에 성적인 매력이란 이성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의 생화학적 분비와 균형잡힌 외모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되는 거라 인위적으로 당사자간 직접적인 본능 관계를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저 자원보유와 안정성만을 보고 결혼한 것이니만큼 노력한다고 이 과정에서 뭔가 개선될 확률은 매우 낮구요.
애초에 이런 형태의 결혼 자체가 여성의 자원확보 본능의 영향을 받은 것 뿐이라, 처음부터 해당 자원을 공급해주는 것 외에는 지속적인 관계 유지의 가능성이 없기도 합니다.

이런 행태를 보고 몇몇 남성들이 억울해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진화심리학적인 본능에 따른 당연한 행태이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남성도 그런 여성과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한 것 자체가 관습과 성욕(번식욕)때문이니 남말할 처지가 아니기도 하구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약간의 실력 부족으로 인해 일류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고 계약직밖에 할 수 없었던 사람이, 이류 회사의 정규직 자리를 제안받고 이직하는 현상 정도로 볼 수 있겠군요. 이런 경우 그 사람이 이류 회사에 충성심과 애착을 가질까요? 혹은 강압하면 충성심과 애착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걸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사실 여성 입장에서 볼 때도 상대 남성의 설거지 리스크요인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성적 관계가 문란한 남성은 정자항체, 성병 감염 확률, 낙태흔적 등 문란한 여성들이 가지곤 하는 생물학적인 흔적지표(bio marker)가 적거나 없기 때문에 결혼 시점에서 문란한 남성을 걸러내기가 어려워서요. 게다가 현대 한국 특성상 여성이 결혼하면 직장을 잃고 아이가 딸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남성이 잘못 설거지당하는 것보다 여성이 잘못 설거지당할 때의 리스크가 더 크기도 합니다.

남성이야 설거지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도 이혼하고 따로 시작하면 그뿐이나, 여성은 그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초 사이트 등지에서 설거지론에 대해 어느정도 반발은 있어도 큰 반향이 일지 않는 것은 여성들은 이미 자기 안전을 위한 4B운동에 익숙해서일수도 있지요.


여성이건 남성이건 누군가 적대적인 사람에게 설거지당하는 것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4B(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인데요. 설거지론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중 여성들은 이미 상당수가 4B운동을 통해 자기 몸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어 어찌보면 이건 큰 문제는 되지 않죠. 반면에 남초에서 멋모르고 떠드는 남성들 중 대부분은 4B운동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하고 게거품을 무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여성이 남성보다 의지력이나 행동력 면에서 더 우수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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