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9급사건에 대한 소견


이 사건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한국의 공무원 중에서는 직업공무원 라인과 엽관제로 운영되는 정무라인은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한국 직업공무원제의 경우 실적주의로 지원자 중 상대적으로 우수한 사람을 임용하는 것이 원칙인데요. 반면에 대통령실, 의원실 등 정무라인(엽관제)의 경우에는 실적주의가 부정되며, 원칙상 정치인(각급 당선인)이 자신의 똘마니들과 행동대장들을 직업공무원의 상당 계급에 임의 임용해 정부조직을 통솔할 수 있게 하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윤석열과 권성동이 친척이나 지인의 아들을 정무라인의 1급이나 7급 혹은 9급에 임용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원래 그러라고 있는 자리에 원래 해야될 일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찾아보니 권성동의 지역구는 강원도 강릉시인 거 같은데요.
권성동이 원로 국회의원의 지위와 원내대표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조력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성동의 경우에는 권성동의 정치자금과 활동을 지원하는 강릉 유력자들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고. 권성동이 정계에서 잘 나가게 되면, 권성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강릉 유력자들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이뤄져야 되는 거죠.

권성동이 지인의 자녀를 대통령실에 보내려고 한 것은 사실 이런 보상의 일환으로, 강릉 유력자의 아들을 대통령실에 보내서 정치판이 돌아가는 걸 배울 기회를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권성동의 지인의 아들(권성동을 적극 서폿해준 강릉유력자의 아들이죠)을 대통령실 9급으로 임명했다는 것 자체는 별 문제는 아닌데.... 사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권성동이 국회와 원내에서 지위와 입지가 있는 만큼 지인의 아들에게 최소 7급을 주려고 했던 거 같은데요. 윤석열이 특유의 고집으로 측근을 배려하지 못하고 9급을 줘버리는 바람에 권성동의 체면을 크게 깎아내버리고 만 거죠. 그래서 이런 푸대접을 받은 권성동이 화가 나서 언론에 강릉 촌놈이 9급가지고 어떻게 서울에서 월세내고 사냐고 그랬던것이고...

그게 정무라인과 직업공무원제 라인을 구분할 정도의 교양이 없는 사람들의 귀에 내용이 들어가서 '공무원 합격은 권성동'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정무라인의 경우에는 직업공무원제의 상당계급(대우)과 임금을 받을 수는 있지만, 정치인의 임기가 종료되면 짤없이 실업자가 되어버릴 리스크도 굉장히 높습니다. 아니 사실상 거의 100%죠.

정년까지 지위가 보장되는 직업공무원보다 권한은 많지만,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인 신분보장이 없어서 권성동 9급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아주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25살에 1급에 임용되어 뉴스에 나온적이 있었던 모 여성의 경우에도 이런 정무 라인의 상당 계급이었을 뿐이고. 민주당이 정권을 상실한 이후로는 실업자... 인지는 명확하지 않고 유튜브 정치평론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공무원직을 10개월만에 상실하고 실업자가 되어버린 건 맞는데... 이런 걸 보면 정무 라인은 직업공무원의 핵심인 신분보장이 없어서 공무원시험 합격과 동일한 라인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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